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24일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의장) 주례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 대성당에서 봉헌된 미사는 염수정 추기경, 박현동 아빠스(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 조규만 주교(주교회의 부의장) 등 주교 15명이 공동 집전했다.

이날 미사는 명동 대성당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각 교구, 수도회, 단체 등 관계자 중심으로 250명이 참석했으며, <가톨릭평화방송> TV와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 됐다.

미사 영성체 예식 뒤에는 7년 여정에 임하는 각 교구, 단체들의 다짐과 계획이 봉헌됐고, 미사가 끝난 뒤에는 가톨릭기후행동 주관으로 명동 일대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생태보호 실천을 알리는 참가자들의 손팻말 선전과 행진을 펼쳤다.

24일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의장) 주례로 명동 성당에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미사가 봉헌됐다. ⓒ김수나 기자
24일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의장) 주례로 명동 성당에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미사가 봉헌됐다. ⓒ김수나 기자
24일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의장) 주례로 명동 성당에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미사가 봉헌됐다. ⓒ김수나 기자<br>
24일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의장) 주례로 명동 성당에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미사가 봉헌됐다. ⓒ김수나 기자

“성장과 생산, 소비만을 추구....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
생태영성 교육 강화, 친환경 교회 건축, 소비 지향 문화 개선 강조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우리는 모든 창조주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과 함께, 가난한 이들과 모든 피조물에게 우리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전해야 한다”면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시작하며, 공동의 집에 있는 지구촌 모든 피조물과 함께 생태적 회심을 다짐하며 주님의 도움을 청하자”고 말했다.

이 주교는 “성장과 생산, 소비만을 추구해서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고 오염된 땅과 공기, 물, 바다를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면서 “후손들에게 이렇게 오염된 산하를 물려줄 수는 없다. 경제 성장이 더디게 가더라도 행복하고 건강한 자연환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는 “수많은 피조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물질과 경제성장을 최고의 가치로 숭상한 결과”라면서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삶과 가치의 우선순위를 식별할 수 있는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교회단체에서 생태영성에 대한 교육 강화, 교회 건물, 건축에서 친환경적 기술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안, 모든 행사에 플라스틱 제품, 화학제품, 일회용품 줄이기, 친환경 제품 사용으로 소비 지향적인 문화 개선을 요청하고, “가진 바를 이웃과 나누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각 교구, 단체들이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위한 다짐과 실천계획 봉헌하고 있다. ⓒ김수나 기자
각 교구, 단체들이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위한 다짐과 실천계획을 봉헌하고 있다. ⓒ김수나 기자
각 교구, 단체가 봉헌한 다짐과 실천계획. ⓒ김수나 기자

각 교구, 단체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다짐과 실천계획 봉헌

이날 미사 영성체 예식 뒤에는 각 교구, 단체들이 7년 여정에 임하는 다짐과 실천계획을 봉헌했다. 여기에는 기후위기, 탄소중립 등 생태 회복을 위해 교구, 본당 공동체, 수도회 등 각 단위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제안과 참고 자료가 담겨 있다.

참여 단위는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안동교구,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대구대교구, 대전교구, 제주교구, 청주교구와 춘천교구, 수도회는 프란치스칸 가족 JPIC,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 단체로는 가톨릭기후행동, 하늘땅물벗 등  모두 14개다.

봉헌식에 이어 박현동 아빠스는 “오늘날 우리는 세상 곳곳에서 (피조물인) 형제자매들을 수탈하고 멸종 위험에 빠지게 한 결과 인류의 생존 기반조차 위협받는 상황을 목격한다”면서 “에너지 소비가 많은 몇 나라를 막거나, 과학기술 발전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에 우리 미래를 맡기기에는 변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생태적 회심이고, 개인의 회개뿐 아니라 공동체의 회개라고 강조한다”면서 “앞으로 7년 동안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서로 실천을 독려하고 더 효과적 방법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 참가자들은 코로나 방역지침을 지키며 9명씩 한 조로 나누어 명동 거리를 돌며 손팻말 시위를 펼쳤다. 그 뒤에는 가톨릭 회관 앞마당에 모여 탄소제로, 석탄화력발전 중단, 기후정의 기본법 제정 등 구호를 외치고, 함께 율동하며 생태 회복과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평신도 생태 사도직 공동체인 하늘땅물벗 홍태희 회장은 "하늘땅물벗이 본당으로 확산돼 가야 하는데 아직 뿌리가 깊지 않다"면서 "신부님들이 가는 본당마다 만들게 되면 금방 퍼질 수 있겠다"고 요청했다. 

미사 뒤 명동 거리에서 손팻말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수도자들. ⓒ김수나 기자<br>
미사 뒤 명동 거리에서 손팻말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수도자들. ⓒ김수나 기자
미사 뒤 명동 거리에서 손팻말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참가자들. ⓒ김수나 기자<br>
미사 뒤 명동 거리에서 손팻말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참가자들. ⓒ김수나 기자
명동 성당 들머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는 박현동 아빠스(왼쪽)와 문창우 주교. ⓒ김수나 기자
명동 성당 들머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는 박현동 아빠스(왼쪽)와 문창우 주교. ⓒ김수나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가톨릭회관 앞마당에 모여 손팻말을 들고 구호와 율동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김수나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가톨릭회관 앞마당에 모여 손팻말을 들고 구호와 율동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김수나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가톨릭회관 앞마당에 모여 손팻말을 들고 구호와 율동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김수나 기자

한편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은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의 제안에 따라 전 세계 가톨릭 교회가 동참하는 캠페인으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2020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특별 사목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와 구체적 실천 지침을 발표했다. 

특별교서에서 주교단은 한국 교회 전체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준비하도록 요청했고, 이에 따라 각 교구 및 단체들은 생태 회복을 위한 사목 계획을 준비해 왔다. 

주교단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태적 회개가 단지 ‘환경보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의 모든 사목 분야에서 사랑의 복음을 실천하는 적극적인 신앙 행위로 승화되기”를 강조했다. 

https://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63